‘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오 의원 ‘6천여 명이 넘는 주민반대 생각해야’ 주장
부지선정 축산농가 밀집지역, 충북 음성군 사례 등 대안도 제시

최근 평택은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을 두고 주민과 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평택축산농협(이하 축협)과의 갈등이 매우 심하다.
평택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서로 알면서도 주민들은 아무런 상의 없이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고 축협 측에 반발하고 있고, 축협도 주민들이 설명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답답해 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지로 예정되는 오성면과 사업이 진행되면 악취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을 하는 고덕면을 지역구로 둔 평택시의회 오명근 자치행정위원장을 만나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맞는지 물어보았다 - 편집자 주

평택시 통합 20주년을 기념하는 ‘시민의 날’ 행사로 평택시 이곳 저곳에서 각종 행사로 들떠 있고 고덕 삼성전자 반도체단지 착공식에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지난 8일 평택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실에서 오명근 평택시의원을 만났다.
오 의원은 “이 사업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축산분뇨로 인한 것이니만큼 축협이 사업을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한마디로 이 사업은 처음부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그 이유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쌓인 서로간의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만이 남았기 때문이라고 오 의원은 설명했다.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사업은 축협이 평택시 오성면안화리74-2 등 5필지(12,632㎡/3,821평)에 45억원을 들여 일일 100톤의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퇴비와 액상비료를 만드는 사업이다.
또한 축협은 주민 피해가 없도록 최신 공법으로 시공하고 발전기금 3억원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도 약속한 상태이다.
그러나 오 의원은 고개를 설래 설래 젓는다.오 의원은 “축협이 가축 분뇨로 인한 악취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고 또 선진 시설이 설치된 곳이라는 경북 김천시 소재 가축분뇨공공 처리사업장도 악취로 인해 근처에만 가도 욕지기가 일어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3일 공재광 평택시장과 정상균 부시장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경북 김천시 소재 가축분뇨공공 처리사업장을 방문해 처리과정과 악취관리 실태 등을 살펴보았다.이 과정에서 악취 등 주민들이 우려할 만 것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의원이 따로 방문한 결과 이 같은 내용과는 달랐다.오 의원은 “우리가 손님이 방문한다 하면 당연히 청소를 하고 맞이합니다.김천의 공공처리장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연락 없이 따로 방문했을 때는 사정이 너무나 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역 주민이 평택에서 시의원이 가축분뇨 공공처리장 실태 파악을 위해 방문했다 하니 처리장 주변 주민들은 자신들도 속은 점이 많다며 하소연하더라는 것이다.
오 의원은 지난 5월 6일 의원간담회 시간에는 실제로 김천 가축분뇨 공공처리장을 방문한 주민이 냄새가 많이 난다는 목소리를 담은 음성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축협과의 신뢰는 많이 무너진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고덕면,오성면비대위2,656명,안중농협 3,490명 등 반대서명을 하며 반대에 나선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해서라도 이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무조건 반대만하고 나서지는 않았다.이 사업을 올바로 이끌어 갈 만한 대안도 제시했다.오 의원은 이 사업이 올해 안에 하지 못하면 애써 따온 정부예산을 반납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축산 농가가 밀집한 지역부터 부지 선정작업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축산 농가가 밀집한 지역에 부지를 선정해 가축분뇨 처리장을 설치한 후 우리 시의 하수관거BTL 사업처럼 가축분뇨를 하수관으로 바로 연결해 처리장으로 보내면 수거 차량이동으로 인한 악취문제도 해결하고 축산 농가도 가축분뇨 처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의원은 “우리는 충북 음성군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후보지 공모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며“음성군처럼 많은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고 평택시 전역에서 후보지를 모은다면 성공적으로 부지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음성군은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후보지 공모함에 있어 후보지로 선정된 마을에 주민지원 기금 20억원을 지원하고 가축분뇨 수집 운반업 허가권 부여, 주민 숙원사업 추진 등의 혜택을 주기로 하자 7개 마을의 9곳이 서로 하겠다고 모여 들었다.
오 의원은 축협과 평택시에 쓴 소리도 아끼지 않았다.그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이 담당자의 교체로 행정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해 지금과 같은 사태를 키웠다”며“소통의 부재가 민원으로 이어진다”며 주민들의 마음을 녹여줄 행정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
또한 축협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주민들과의 갈등이 심해졌다”며“축협에서 축산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전문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전문인력이 주민을 설득했으면 수월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시의회 차원에서도 이런 시설이 들어올 때 지역을 지원하는 조례 등이 없다”며“조례를 만들어 이런 시설로 지역 주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하고 꾸준하게 지원이 이어지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명근 의원은 평소 조용하게 항상 현장에서 지역주민 민원해결에 앞장 서기로 유명하다.그래서 그를 만나려면 사무실보다는 현장으로 가 만나는 것이 빠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 그이기에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에 대한 견해가 무척이나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