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 가장 힘든 것은 ‘무관심’”

편견 때문에 임대도 못한 장애인체육관 직접 만들어
고부가 사업장 만들어 장애인 경제적 자립 기반이 꿈

 
평택시 독곡동에 지난 3월 모던한 건물 2동이 새로 들어섰다.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평택센터가 둥지를 튼 것이다.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를 이끌고 있는 이용진 회장을 만나 평택센터를 건립하게 된 배경과 그가 갖고 있는 비전 등을 물어보았다-편집자 주

검은 색 건물과 넓은 주차장을 가진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평택센터에서 바쁜 일정 때문에 힘들게 이용진 회장과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평택센터를 건립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이용진 회장은 “일반인과 장애인들은 운동하는 방법이 다르다”며 “장애인들이 기초실력과 운동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설이 필요했다”고 답했다.

독곡동 131번지에 건립된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평택센터(이하 평택센터)는 대지 2,841㎡에 396㎡(2층) 395㎡(1층) 규모의 건물 2동과 넓은 주차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체육관에는 경기도장애인역도연맹과 평택시장애인역도연맹이 입주해 소속 선수들이 열심히 자신의 기량을 닦고 있었다.

이 회장은 “장애인 체육은 일반인들과는 달리 집중력이 아주 중요한데 일반인들은 크게 음악을 틀고 운동을 하는 등 운동방법 자체가 달라 전용 시설이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 평택센터의 건립 배경에는 장애인들에 대한 전용 체육관이 없다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부산만 빼고 장애인들을 위한 체육관 없다고 이 회장은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체육관이 있는 부산도 부산광역시가 체육관을 제공하고 있으며 일반역도 선수들을 운동하는 곳에서 같이 하는 정도라고 한다.

이번 평택센터 건립이 화제가 된 이유 중 하나는 건립에 필요한 돈을 전액 이용진 회장이 부담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에게 묻자 이 회장은 자신의 돈으로 건립하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회장은 “사실 처음부터 건물을 지을 생각을 없었다”며 “시설이 너무 없어서 창고를 빌려 체육관을 대신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실제 임대 계약직전까지 간 곳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 당일 날 거래 당사자가 나타나지 않아 거래는 무산되고 그 후에 전해진 소식은 장애인이 운동한다는 소리에 거절됐다 것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거래 당사자는 누구나 알만한 기업이었다”며 “장애인이라는 편견 때문에 운동시설조차 가지지 못한다는 것에 정말 큰 충격과 더불어 아픔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거래를 계기로 직접 대지와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지난 3월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평택센터 건립에 정부보조금 등을 받지 않고 자신의 사비를 들인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아직까지는 감당할 수 있다”며 “우리 말고 더 필요한 곳에 써주시길 바라기 때문이다”고 쑥스러운 웃음으로 설명했다.

그는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매우 불우하게 보냈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으나 나이가 어려 못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상황이 짐작된다.

중학생이 되자마자 신문배달부터 시작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이 회장은 “성공하면 자신 같은 사람들을 도와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성장해 건실한 기업을 이끌고 있던 그에게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전 경기도의원) 소개로 청소년한마음가족캠프를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 장애인들을 조금씩 후원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 활동이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이사, 경기도장애인역도연맹 회장 등의 직책으로 이어지게 되고 지금에 까지 이르게 됐다.

이 회장은 “진심으로 활동하다 보니 제 사업 거래처에서도 후원을 해 주시겠다는 말씀도 듣고 있다”며 “다만 직접 저희 단체에 후원하는 것보다는 경기도장애인체육회에 후원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코 혼자서만 모든 것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항변하면서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소속 단체들에게 후원금이 골고루 쓰여야 한다고 환하게 웃으며 설명했다.

무한 긍정의 힘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그에게도 힘든 점은 있다. 이 회장은 “정신적인 면이 가장 힘들다”며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들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관심”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장애인 체육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장애인 체육과 더불어 가장 관심 있는 것은 바로 장애인들의 취업이다.

이 회장은 “노동 집약적 사업장 말고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만들고 싶다”며 “생산시설은 자동화하고 홍보·사무는 장애인들이 맡는 사업장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예로 한복비누나 엽전비누와 같은 아이디어 비누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소개하며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고부가적인 직장을 많이 만들어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 만들고 싶다는 이용진 회장은 마지막으로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가 끝나자 힘든 길을 걷는 이용진 회장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졌다. 자신이 생각하는 길을 진심으로 걷는 사람을 응원하지 않는 다면 누구를 응원할 수 있을까?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시길 간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