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 두려워하지 않는 전통 시장 만들겠다 더 발전하기 위해 100년 전통의 이름도 바꿔 불편하지 않는 전통시장 만들기 위해 노력
지난 9일 오산중앙시장이 오산오색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롭게 태어났다. 왜 갑자기 오산중앙시장이 ‘오색시장’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던 걸까?
김병도 오산 오색시장 조합번영(상인)회 회장을 만나 그 이유와 오색시장이 꿈꾸는 미래를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오산중앙시장 아니 이젠 오산 오색시장이라고 불러야 하는 곳에는 다른 전통시장과는 특이하게 ‘고객만족센터’가 있다.
고개만족센터에서 음료수 한잔을 앞에 두고 김병도 오산 오색시장 조합번영(상인)회 회장을 만나자 마자 오랜 시간동안 지켜왔던 이름을 바뀌게 되었는지 물었다.
“전국적으로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이 너무 흔했다”고 김 회장은 답했다.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한데 ‘중앙시장’이라는 이름이 차별화를 가져오지 못해 과감히 바꿔야 했다는 것이다.
오산중앙시장은 조선 후기부터 5일장으로 유명했던 시장이다. 1792년(정조 16년)에 발간된 ‘화성궐리지 華城闕里誌’에 실린 지도에 오산장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 시기부터 장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863년(철종 14년)에 발간된 ‘대동지지 大東地志’와 1899년 발간된 ‘수원부읍지’에도 오산장이 나와 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4년 정식 시장으로 개설되었다.
부지면적 약 7,000㎡, 점포수 약 280개에 이르며 5일장을 병행하는 상설시장으로, 장날은 3·8·13·18·23·28일이다.
말 그대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장이었기에 처음에는 상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올해 초 시장경영진흥원 주최로 전국 1,511개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통시장 활성화 평가’에서 전국2위(경기도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10월 개최된 '2013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우수시장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할 정도로 ‘중앙시장’의 이름으로도 충분히 잘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6~7개월 동안 전통시장 서포터즈인 한신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고객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라 설득해 나갔다고 했다.
“전통시장은 문화와 결합되어야 한다”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해서 지난 9일에는 오산오색시장이라는 이름과 함께 BI(Brand Identity)도 선보였다.
‘오산 오색시장’은 오색 오감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활기찬 시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30대의 친근한 미시족을 모델로 한 오색시장 캐릭터 ‘오 여사’는, 본명은 ‘오로지’인데 오 여사가 오색시장에 오면 ‘오~’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는 의미로 탄생했다.
아직은 시장 간판 등은 ‘오색시장’으로 변경되지는 않았으나 12월 중에는 새로운 이름으로 고객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회장은 밝혔다.
시장이름을 바꾸게 된 궁극적인 목표를 “더 발전하고 더 잘해보기 위해서”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그간 상인들은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업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길마다 파란, 빨강, 녹색, 노랑색으로 칠해 녹색길과 같이 이름을 붙여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맘스거리’과 같은 특화거리를 만들어 벼룩시장, 먹거리 등으로 고객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외에도 시장만의 유니폼을 맞추고 가격표 등도 새롭고 공통된 디자인으로 바꾸는 등 확실하게 바뀐 모습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김 회장은 “고객들이 꾸준하게 올 수 있도록 친절교육에 많이 신경을 쓴다”며 “불편하지 않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은 대형 마트를 두려워하지 않고 장사하기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앞으로 제2동탄신도시 등이 들어서면 대형 마트는 더 늘어날 것을 알고 대비하고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도움만 받는 전통 시장은 의미 없다”며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시장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마트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통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조만간 대형 마트가 두려워하는 시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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