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에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외벽 붕괴사고는 설계부터 업체 시공까지 모든 분야에서 부실했다는 지적이다.
17일 건설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연세대 김상효 교수, 이하 ‘평택 사고조사위’)는 8월 28일부터 현재까지 4개월간 구조·토질·시공·사업 관리 등 각 분야 위원들이 매몰부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상세 구조해석 등을 포함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발표했다.
평택국제대교 붕괴사고는 지난해 8월 26일 평택호 횡단교량(연장 1350m)설치 작업 중  상부구조(거더) 240m가 붕괴되면서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공사는 평택시가 발주해 대림산업 등 6개사가 시공을 담당하고 있다. 또, 설계는 삼안 외 3개사, 감리는 수성엔지니어링 등 2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사고 조사위는 설계 단계부터 부실했다고 설명했다.
설계 단계에서는 시공단계에서의 상부 거더 전단강도를 검토할 때 강도에 기여하지 못하는 중앙부 벽체를 포함해 외측 벽체에 배치된 파이프(추가 강선 설치를 위한 파이프) 공간 단면도 공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강선이 배치되는 상부 슬래브 두께(30cm)가 얇게 계획되었고 설계 단계에서 작성된 공사시방서에 상부 공사의 주 공정인 압출 공정 관련 내용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했다.
시공단계에서도 사전 설계도 검토 후 시행했지만 문제점인 중앙부 벽체의 시공용 받침 미배치, 바닥판 슬래브 두께가 얇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상부 거더 벽체 시공이음부와 세그먼트 접합면 처리가 미흡하고 정착구 공급사에서 제시한 제원과 다른 보강철근을 배치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그먼트의 긴장력 도입 중 정착구 주변 파손과 강선 뽑힘 발생 등으로 인해 많은 보수작업이 진행된 사실도 나타났으나 시공과정의 구조안전 여부에 대한 시공자·감리자의 기술적 검토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관리 측면에서도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때 간접비까지 고려해 하도급률을 산정(76%)했어함에도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산정(84%)해 현장관리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책임 구조로 현장이 운영된 것도 사고원인 중에 하나로 지적됐다.
이에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와 제도개선사항을 정리해 1월 중에 국토교통부에 조사결과보고서를 최종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이성해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가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는 ‘건설사고를 유발한 경우 일벌백계(一罰百戒)한다.’라는 원칙하에 행정처분, 형사처벌 등의 제재 절차를 엄정히 밟아나갈 계획”이라며 “사고조사가 끝나면 조사 보고서만 발주청 및 인허가 기관으로 송부했던 예전과는 달리, 영업·업무정지 등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까지 국토교통부가 직접 위반사항을 적시해 처분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