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대학생들을 위한 ‘평택시 장학관(장학 기숙사)’ 건립이 정치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을 보이며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과 아울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사건의 발단이 현 시장인 공재광 시장이 김선기 전 평택시장에게 욕설 전화로 시작돼 시민들의 충격은 더욱 컸다.
평택시는 ‘평택시 장학관’ 설립을 위해 제190회 평택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한 제2차 수시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대해 해당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는 심의에서 타 지역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부결’시켰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장학관 설립 예산 120억 원이 부결된 바 있다.
이에 격분한 공 시장은 지난 12일 밤 9시경 더불어민주당 평택을 지구당 김선기(전 평택시장)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시의원들에게 동원해 장학관 건립을 막느냐’며 ’야 이 개**야’하고 욕설을 했다.
이에 김선기 전 시장은 “잘 알아보고 전화하고 지역 선배에게 욕설을 하면 되냐”며 “통화내용이 녹음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것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 시장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소문이 다 났고, 시의원들도 그렇게 이야기한다”며 “전임 시장이라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이러한 통화 내용이 SNS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큰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 13일 제190회 평택시의회 임시회 폐회 당일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공개적으로 공 시장을 비난하고 성명서 발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장이 계속 커지자 그 이튿날이 14일 오후 공 시장은 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사과를 했다.
이날 공 시장은 “부적절한 언행 이후 전임 김선기 시장에게 사죄 전화를 했지만 연결이 안 되고 있다”며 “공식적인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우리 시 학생들의 수학 편의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순수한 마음이 정치적 관점에서 오해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지역의 후배가 선배에게 큰 잘못으로 마음의 상처를 준 데 대해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이번 과오를 계기로 앞으로는 신중하고 삼가는 마음으로 오직 시민만을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천명했다.
공 시장의 이러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평택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택 갑을 지역위원회 당원 일동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공재광 평택시장 즉각 사퇴 △자유한국당은 이번 공재광 시장의 사태에 대하여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출당을 포함한 징계를 분명히 할 것 △평택시의회는 집행부 수장인 평택시장의 욕설파문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정치권의 모습에 평택시민들은 평택 대학생들 편의와 학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사업이 정치권의 힘겨루기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평택시는 120억원을 들여 서울시 강북구의 10층짜리 한 호텔(2883㎡)을 매입해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형태의 장학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장학관은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한 평택 출신 대학생들이 대학가 주변 원룸 또 하숙비용보다 50∼60% 싸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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