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살아있는 탄저균이 오산 미군기지에 실수로 배송되고 실험까지 했다는 사실에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이 사건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기남부평통사, 기지촌여성인권연대, 노동당평택안성당원협의회, 민주노총평택안성지부 (사)평택사회경제발전소 등 65개 사회단체 회원 70여명은 1일 평택시 소재 미군부대(K-55 캠프 오산 에어베이스)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저균 배달사고와 관련해 미군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회원들은 “미 국방부가 탄저균이 실수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주한미군 오산기지로 배달됐고 적절한 절차에 따라 폐기됐다고 밝혔지만 국민의 불안과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면 대통령조차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온갖 의혹을 해소시켜야 할 정부는 ‘안전하다’ ‘방지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정부는 ‘미군측의 일방적인 발표자료만 인용’할 뿐 주권을 가진 정상적인 나라라면 했어야 할 엄중한 항의조차 없었다”고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모든 문제를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주한미군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소파 협정을 개정해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물자를 반입·반출 시 한국 정부에 통보하고 위험 물질에 대해 사전 협의와 동의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당국은 이번 탄저균 반입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그 모든 과정을 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공개해야 한다”며 “평택시장과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은 평택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책임있는 행동을 해줄 것”을 촉구했다.
회원들은 성명서를 낭독 후에 미군에 항의서한문을 전달하려 했으나 미군의 저지로 결국 항의서한문을 전달하지 못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유타주 군연구소에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오산 주한미군의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로 실수로 배송됐으며 배송된 탄저균은 실험 후 모두 폐기됐고 관련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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