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오염 예방을 위해 권장되고 있는 클린주유소가 평택시에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심각한 토양오염은 물론 클린주유소 지정제도의 실효성에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

클린주유소란 지난 2007년부터 한강유역환경청이 주유소의 유류저장탱크,배관 등의 주유시설을 이중벽탱크, 이중배관, 흘림 및 넘침 방지시설 등을 강화된 기준으로 설치하여 기름유출을 사전에 예방하고 유류누출을 감시하는 경보장치 등으로 토양오염과 확산을 예방하는 친환경 주유소로 서울시 구로구의 1호점을 시작으로 2017년 말에 서울,인천,경기지역에 420호점이 지정되는 등 꾸준히 확대되어 오고 있다.

이같이 클린주유소가 토양오염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심은 지난해 11월 평택시 합정동 34번지 일대의 소사3지구 도시개발사업지에서 문화재 시굴조사 도중 경유로 추정되는 유류토양오염이 대량으로 노출되면서 부터였다.
이에 해당주유소와 도시개발사업조합 측이 오염된 토양의 시료를 체취해 분석한 결과 오염 사실이 각각 확인됐다.

클린주유소로 지정되면 1회당 112만원의 토양오염 검사비용을 15년간 면제 받을 수 있어 해당주유소가 토양오염 조사를 면제 받아왔으며, 양도·양수가 있을 때에만 토양오염 조사 결과를 자치단체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 같은 수시검사의 경우 주유소 측이 자체적으로 검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하므로 갑을관계의 검사결과가 정확성과 신뢰성에 있어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입장이다.
그러나 2012년 현 주유소 대표가 인수하면서 불과 한달여 전인 같은해 10월 H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모두 적합판정을 받아 그 판정결과를 평택시에 제출한 상태여서 과연 이번에 밝혀진 오염의 원인자가 누구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주유소 측은 “정확한 유출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내부저장탱크 주변의 수시검사에서 이상이 없었으므로 토양오염을 이해할 수 없다”며 “메뉴얼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환경정책기본법에서는 제3조와 7조에서 ‘환경오염 원인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으며, 31조에서는 원인자에게 비록 과실이 없다하더라도 책임을 부담시키도록 하고 있어 무과실 책임부담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원인자 규명을 위해 의견대립을 하는 동안 오염토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 악취 등에 의한 심각한 건강 위해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평택시는 “송유관이 인근을 지나가는지 KTP(Trans Korea Pipeline)에 확인을 요청해 놓았으며, 정확한 오염원이 확인되는 즉시 토양오염 및 이로 인한 악취 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밀조사 명령 및 정화명령을 내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