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동평택지점 설치는 지역 농협을 죽이는 결과로 이어져

지역 농협인 평택농협은 농민들이 한손씩 거들어 만든 것
평택농협의 피해는 농민과 조합원의 피해로 이어져

최근 NH농협은행 동평택지점 점포 개설을 두고 지역 농협이 반발하고 있다. 같은 농협끼리 밥그릇 싸움처럼 보이는 이 다툼이 실제로는 농협중앙회의 일방적인 횡포로 발생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평택농협 감사이면서 ‘NH농협 동평택지점 설치반대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규 씨를 만나 자세히 물어 보았다-편집자 주

● NH농협 동평택지점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가 뭔가?

이번 갈등의 원인은 농협중앙회의 갑질에서 시작됐다. 중앙회는 점포 개설을 준비하면서 지역 농협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진행했다.
말 그대로 위에서 하라는 대로 하라는 식이다. 근본적으로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인 평택농협과는 경쟁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규모면에서든 자금면에서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점포를 개설하겠다는 것은 지역 농협인 평택농협의 먹거리를 없애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 평택농협도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하지 않나?

평택농협이 하나로 마트와 예식장 사업 등을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여러 수익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러 수익 사업중 그나마 이익이 남는 것이 하나로 마트인데 그 금액 정말 많지 않다. 평택농협이 벌이는 사업들은 농민과 조합원을 돕기 위한 사업들이다. 실제로 대부분 적자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감사로 활동하면서 그 내용을 알고 나 자신부터 깜짝 놀랐다. 평택농협의 가장 큰 수익사업은 금융사업뿐이다. 그래서 더욱더 농협중앙회의 점포 개설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NH농협 동평택지점이 설치가 돼서 고객들이 그곳으로 몰려가면 평택농협은 고사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면 그 피해는 농민과 조합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농협중앙회가 지역 농협을 죽이는 결과가 낳게 되는 것이다.

● NH농협 동평택지점 설치와 관련 정말 상의가 없었나?

우리도 길거리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고 알았다. 이러한 사실은 농협중앙회에 항의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미안하다’라는 답변뿐이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점포간 이격거리를 기존 500m에서 400m로 조정했다. 그래서 점포 개설과 관련 문제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에도 문제가 있다.
평택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아니지 않는가? 평택이 많이 발전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도농도시다. 그런데 어떻게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규정을 평택에 적용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농업협동조합법에 중앙회 등은 회원(지역농협)의 사업과 직접 경합되는 사업을 해 회원의 사업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조합법까지 어겨가면서 점포 개설을 추진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갑의 횡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 그럼 지금 농협중앙회와는 아무런 협의가 없는 상태인가?

아니다. 계속 만나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입장은 한결같다. 동평택지점을 개설해야 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도 무조건 안된다는 의견을 가지고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점포를 조금 더 먼 곳에 개설하는 방법도 찾아보자고 양보안은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는 나름 조사를 해보더니 지금 추진하고 있는 자리 외에는 수익성 등이 나지 않아 점포 개설을 하겠다는 주장만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다 같은 농협이고 점포가 늘어나는 것 만큼 편리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합을 지켜야만 한다. 평택농협의 수익이 나야 지역 농민과 조합원들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생존권이 걸려 있다.
농협중앙회의 수익은 그대로 농협중앙회의 수익이 되고 지역 농민들이나 조합원들에게 환원 되는 것이 극히 적다. 말 그대로 그들은 거대 금융자본의 은행이다.
그러나 우리 평택농협은 그렇지 않다.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한손씩 거들어 만든 협동조합이다. 그래서 평택농협의 수익은 농민들의 수익으로 돌아 갈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조합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평택시민들에게 계속 알리고 평택농협을 더욱더 이용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그리고 NH농협은행이 지점개설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서명 운동과 항의집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